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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서혜인: 현재라는 선물

기본 정보
상품명 INTERVIEW 서혜인: 현재라는 선물
상품요약정보
Hyein Seo: Being Present
2023. 3. 1.

인터뷰어: 김뉘연

상품간략설명 2023. 3. 1.

서혜인은 브랜드 ‘HYEIN SEO’(hyeinseo.com)의 디렉터이다. 앤트워프 왕립학교 졸업 후 서울에서 의상 디자이너로 일한다.

HYEIN SEO의 작업실 벽면 스케치.

Q. 책, 영화, 노래에서 접한 문장 중 좋아하는 것 하나를 인용한다면?
A.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부분, 『끝과 시작』, 최성은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년

좋아하는 문장 단 하나를 고르기는 어려워서 가장 자주 보는 시로 고르겠다. 한 해의 작업 일지를 바꿀 때마다 앞장에 적어 두는데, 일을 시작하고 몇 해째 매일 읽다 보니 전문을 외우게 되었다. 타인과 함께 일하는 어려움과, 그리고 그것을 쉬이 상쇄시키는 더 큰 기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Q. 현재의 문화 지형에서 당신의 관심을 가장 자극하는 사람이나 흐름은?
A. Somnath Bhatt(@m0henjodaro). 함께 작업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다. 인도 구자라트 출신으로 그의 배경 지역과 아시아의 신화와 음악, 수공예의 아름다움을 소개받았고, 큰 영향을 받았다. 컬렉션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면 거기에 자신의 시선을 보태 별을 흩뿌려 놓은 듯한 아름다운 작업으로 되돌려 준다. 나는 그의 그림을 읽고 옷과 장신구 구석구석에 이야기들을 담는데, 새로운 작업에는 작은 단추에 그가 만들어 준 별자리를 새겼다. 협업의 즐거움은 주고받는 대화 속에, 각자가 체험한 아름다운 것들을 기쁘게 나누는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그와 작업하며 알게 되었다.


Q. 매일의 루틴 중 반드시 지키고 싶거나 지키고 있는 것은?
A. 하루를 시작할 때 그날의 기분과 상황에 맞는 책을 한 권 골라 틈틈이 읽고, 마음에 들어온 문장은 자기 전 노트에 적어 언젠가 다시 열어 볼 기쁨을 위해 모아 둔다. 오늘은 Mei-mei Berssenbrugge의 시집 『A treatise on Stars』를 들고 출근했다.

Somnath Bhatt의 책 『Ode』.

Mei-mei Berssenbrugge의 시집 『A treatise on Stars』.

Q. 최근 구입한 것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A. Elise gettliffe(@elise_gettliffe)의 도자기. 앤트워프 왕립학교의 지인이 전쟁 피해자들을 위해 판매 수익을 기부한다고 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레이스와 스티치 문양 같기도 한 섬세한 디테일이 아름답다. 아직 내게 닿지 않았지만, 친구가 손으로 빚어낸 시간을 지긋이 기다리는 일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닮았다.

Elise gettliffe의 도자기.

Q. 브랜드 ‘HYEIN SEO’가 추구하는 가치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A. present. ‘현재’에 적절할 것. 그리고 만든 것이 닿는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것.



김뉘연은 워크룸 프레스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제안들, 사드 전집, 베케트 선집, 입장들, 볼로딘 선집 등을 기획했다. 전용완과 함께 운영하는 출판사 ‘외밀’을 통해 『모눈 지우개』, 『부분』을 출간했다.

사진: 서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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