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동결건조와 같은 주요 기술 혁신은 보통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사용되지만, 나일론은 한 쌍의 스타킹이라는 다소 소박한 시작으로 새로운 시대를 알렸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류 수요를 천연섬유만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긴 시간을 겪으며 섬유 중 최고의 가치를 지닌 비단을 인공적으로 생산하려고 시도하게 되는데, 나일론도 그 과정에서 개발되었다. 1939년 듀폰은 나일론을 출시하며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하며 실크보다 아름다운 섬유’라고 홍보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일론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게 해준 제품은 스타킹이다. 나일론으로 만든 스타킹이 처음으로 판매되는 날, 초기 출시 제품은 실크 스타킹보다 값이 2배나 비쌌지만 4백만 켤레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신축성과 보온성이 우수해 요즘에는 각종 의류와 악기를 포함해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다. 나일론은 천연섬유를 대체하는 합성섬유라는 사실 때문에 ‘가짜’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이에 따라 ‘나이롱환자’라는 말이 관용어로 사용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