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때 나는 신혼이었고 돈에 미쳐있었지. 그래서 어쨌냐고? 내 꿈을 이뤄줄 유일한 곳을 찾아갔지. 월스트리트.” X25번 버스에서 내려 월스트리트에 첫 발을 내딛는 야심만만한 청년, 조던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손에는 샌드위치가 든 종이가방과 테이크아웃용 커피 컵이 들려 있다. 하늘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컵, 안토라 컵이다.

크라이슬러 빌딩, 옐로우 캡, 베이글과 함께 현대 뉴욕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꼽히는 안토라 컵은 “뉴욕시의 본질을 이루는 10가지”(뉴욕포스트) 중 하나이면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컵”(뉴욕타임즈)이었다. 1960년대 셰리 컵 컴퍼니에서 일하던 영업 사원 레슬리 벅이 직접 디자인한 안토라 컵은 그리스 국기의 두가지 색, 석판에 새긴 글자 형태를 모방한 알파벳, 고대 그리스 토기인 암포라 등이 그려져 있었다. (‘안토라’는 암포라의 동유럽식 발음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안토라 컵은 현역의 자리에서 물러나 관광 기념품 중 하나가 되었다. 모마 디자인 스토어에서도 안토라 컵의 세라믹 버전을 구입할 수 있다. 안토라 컵에는 이런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당신을 손님으로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WE ARE HAPPY TO SERVE YOU).” 안토라 컵에 커피를 부어 마시는 기분 또한 기쁘고 근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