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12월 20일 오후 4시 30분. 카메라를 든 한 여성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뉴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겨울에 접어든 뉴욕의 짧은 낮이 밤에게 자리를 내주려는 순간, 그녀는 카메라 조리개를 열었다. 어둑해진 대기 사이로 사무실의 조명이 빛났다. 15분이 지난 후 그녀는 조리개를 닫았고 퇴근 시간을 맞은 뉴요커들은 사무실의 조명을 껐다. 버레니스 애보트(Berenice Abbott)의 걸작 「뉴욕의 밤」은 그렇게 탄생했다.

“함정을 파는 거예요.” 버레니스 애보트는 자신의 사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사냥감을 관찰하고, 가장 정확한 길목에 함정을 파고 기다란다. 대기를 뚫고 솟아오른 플랫 아이언, 브루클린 브리지와 같은 랜드마크는 물론이고 6번가의 정육점이나 바워리가의 이발소까지 그녀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공들여 함정을 준비했다. 1930년대의 뉴욕은 그렇게 그녀의 조리개 안에 갇혔다.

사진: np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