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인접한 보덴 호의 수면 위로 거대한 사람이 목욕하는 것처럼 상반신을 내놓은 채 앉아있다. 한쪽 손에는 편지를 들고 있고, 반대쪽 어깨에는 책이 펼쳐져 있다. 바로 데이비드 필딩(David Fielding)이 매년 7–8월에 열리는 음악제 브레겐츠 페스티벌을 위해 디자인한 수상 무대이다.

움베르토 조르다노(Umberto Giordano)의 오페라 「앙드레 셰니에(André Chénier)」를 위한 이 무대는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마라의 죽음」에서 형태를 차용했다. 프랑스 혁명가 장 폴 마라가 살해된 후 욕조에서 죽은 채로 누워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을 프랑스 혁명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앙드레 셰니에」의 무대의 골격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징적인 선택이었다.

데이비드 필딩은 게다가 마라의 왼쪽 눈부터 가슴까지 내려오는 계단을 더하고, 손에 들고 있는 편지와 어깨 위의 책을 무대로 만들어 사실을 극적으로 연출한 「마라의 죽음」을 넘어 독자적인 초현실적 풍경을 만들었다.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특징 때문일까?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무대는 매년 마법 같고 동화 같은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