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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 BOOK

지하철 초상

기본 정보
상품명 SCRAP BOOK

지하철 초상

상품요약정보
Subway Portraits
2024. 4. 9.
상품간략설명 2024. 4. 9.

검정 중절모 쓴 머리를 숙인 채 앉은 남자, 무표정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앉은 모녀, 맹렬히 돌아가는 실링팬, 차창에 기대 잠든 세 명의 여인. 그들 가운데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한 남자.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라 불리는 톰 리플리다. 넷플릭스 드라마 『리플리: 더 시리즈』(2024) 1화 「찾기 어려운 사람」이 보여주는 1960년대의 뉴욕 지하철은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이다. 모두가 지쳤고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명암이 뚜렷한 흑백 필름이 만들어내는 그늘로 인해 무기력함은 배가된다.

『리플리: 더 시리즈』 스틸컷.

이 이미지들은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사진가 워커 에반스의 뉴욕 지하철 초상 작업을 떠올리게 한다. 1938년부터 1941년까지, 워커 에반스는 자신의 겨울 코트 안에 35mm 콘탁스 카메라를 숨긴 채 지하철에 올라타 승객들의 순간적인 표정을 기록했다. 촬영하는 내내 그는 플래시를 쓰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뷰파인더를 보지도, 초점이나 노출을 조절하지 않았다. 그렇게 기록된 뉴욕 지하철의 모습은 호기심과 지루함, 즐거움과 낙담, 불쾌감과 들뜸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타인들로 가득하지만 누구도 서로를 알지 못하기에 완벽하게 개인적인 공간일 수 있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침실 혹은 욕실에서보다 더 솔직한 모습으로 워커 에반스의 프레임 안에 기록되었다.

워커 에반스의 뉴욕 지하철 초상.

사진: netflix.com / www.moma.org / artb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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