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본이 없는 실제 상황’을 엿보길 좋아한다. 그게 진정성에 대한 열망인지, 타인의 삶을 엿보고 싶은 관음증에 비롯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욕구는 점점 거대해지는 듯 보인다. 사실 대본이 없는 일반인들의 삶을 비춰주는 리얼리티 쇼는 TV라는 매체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장르다. 흔히 리얼리티 쇼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솔직한 카메라(Candid Camera)』가 첫 방송을 송출했던 게 1948년이니 벌써 7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미국의 연출가 앨런 펀트(Allen Funt)가 ABC를 통해 선보였던 『솔직한 카메라』는 갖가지 우스꽝스러운 상황—자동차에 모터가 없다든지, 커피를 저을 때 스푼이 녹아내린다든지—을 맞닥뜨린 일반인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악의는 없지만 짓궂은 장난과 농담을 뒤섞은 단순한 영상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을 사랑했고 수많은 모조품을 낳기도 했다.
『솔직한 카메라』의 포스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솔직한 카메라』의 패널.
앨런 펀트.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어리둥절해 있을 때 진행자가 등장해 이렇게 외치며 프로그램은 끝난다. “웃으세요, 당신은 솔직한 카메라에 출연 중입니다(Smile, you’re on Candid Camera.)”
사진: time.com, e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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