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두 노인의 머리가 입 맞추어진 채 놓여있다. 두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 한 사람의 머리가 반으로 절단된 상태로 찍힌 것이다. 조엘 피터 위트킨(Joel-Peter Witkin)의 작품 「키스」(Le Baiser)이다. 위트킨은 의료기관의 허가를 받아 실제 시체를 사용하여 이 사진을 찍었다.

1939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위트킨은 죽은, 절단된, ‘비정상적인’ 신체를 피사체로 삼는 초현실적인 정물 사진을 제작한다. 위트킨은 자동차 사고 현장에서 소녀의 잘린 머리를 목격했던 6살 때의 경험이 자신의 예술 세계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몸을 숙여 그 얼굴을 만져 보고 말을 걸어보려 했지만, 그 순간 누군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래서일까, 위트킨의 작품은 죽음과 삶이 맺는 섬뜩하고 낭만적인—그리고 불가능한—만남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위트킨의 정물 사진에서 꽃으로 한껏 치장된 시체와 절단 신체를 보고 영화 「미드소마」를 떠올렸다면 그것은 완전히 엉뚱한 생각은 아닐 듯싶다. 「미드소마」의 감독 아리 애스터(Ari Aster)는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예술가 중 하나로 위트킨을 꼽으며 이렇게 말한다. “[위트킨은] 죽음에 깊이 매혹되어있는 사진가로서, (…) 아름다움과 그로테스크를 매우 강렬하게 결합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