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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정희정, 장경진: 색깔이라고는 검정뿐이고 아무 숫자도 없는 곳

기본 정보
상품명 INTERVIEW정희정, 장경진: 색깔이라고는 검정뿐이고 아무 숫자도 없는 곳
상품요약정보
Heejeong Jeong & Kyung-jin Jang: Where Black is the Color, Where None is the Number
2023. 6. 29.

인터뷰어: 유현선

상품간략설명 2023. 6. 29.

정희정과 장경진은 F&B 디렉터이다. 칵테일과 커피를 판매하는 EP 커피 앤 바, 내추럴 와인과 음식을 판매하는 PER, 내추럴 와인 숍 ALESA를 운영하고 있다.



Q. 책, 영화, 노래에서 접한 문장 중 좋아하는 것 하나를 인용한다면?
정희정. “Where black is the color, where none is the number / And I’ll tell it and think it and speak it and breathe it / And reflect it from the mountain so all souls can see it” 밥 딜런이 1962년에 만든 곡 「A Hard Rain’s a-Gonna Fall」 가사의 일부이다. 반전과 반핵, 환경문제를 생각할 때 흥미로운 가사다. 남프랑스의 랑그도크(Languedoc)에서 와인을 만들고 있는 조 제프리(Joe Jefferies)의 2020 와인 라벨에 이 가사가 보여 반가웠고, 동시에 생산자가 궁금해졌다.

장경진. “바싹 마른 추억을 태우는 연기는 왜 이렇게 매울까 / 우린 손금 속에 살고 있네 난 그게 참 슬퍼 / 우린 아는 만큼만 했었더라도 충분했겠네요” 혁오의 노래 「폴(Paul)」 가사다. 누군가에게 매일을 살아가는 것을 몇 개의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면 이 가사를 적어줄 것 같다.

조 제프리의 와인 라벨.
사진: 정희정

Q. 현재의 문화 지형에서 당신의 관심을 가장 자극하는 사람이나 흐름은?
정희정. 브랜드의 인수합병 및 리뉴얼에 관심이 있다. 주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웃음) 설화수는 최근에 매장 인테리어 및 메인 모델이 바뀌었다. 이솝은 로레알에 인수되었다. 이렇게 브랜드의 흐름을 보면 앞으로 어떤 시장이 커질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기업은 운과 직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 큰 기업의 흐름과 변화가 보인다면, 그리고 그 변화와 흐름이 나와 연관되어 있다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 또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참고할 수 있다. 편집숍에 입점하는 브랜드의 리스트와 가전제품의 경향도 비슷한 맥락으로 꾸준히 관심이 있다.

장경진. 비대면의 시대를 살았던 동시대 사람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있다. 끊임없이 관련 질문을 생각하는데, 이는 앞으로 진행할지도 모를 새로운 사업과 브랜드를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다음은 그동안 떠올렸던 몇 가지 질문들이다: 마스크에 익숙해진 어린아이는 사람의 표정을 읽는 것에 서투를까? 그 아이가 성장하면 표정을 읽는 방식에서 무엇이 달라질까? 코로나 봉쇄 동안 대학교에 다녔던 학생은 사회활동을 할 때 어떤 특징을 가지게 될까? 재택근무에 적응한 직장인은 앞으로 어떤 생각으로 출퇴근하게 될까? 이 현상이 상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와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높아졌던 사람들은 집 꾸미기에 계속 관심을 둘까?



Q. 최근 구입한 것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정희정. 지안카를로 피레티(Giancarlo Piretti)가 아노니마 카스텔리(Anonima Castelli)를 위해 디자인한 플러프(Pluff) 접이식 스툴이 가장 만족스럽다. 카피 제품이 아닌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알루미늄 셸의 소재와 크림 색상이 돋보이는 등받이가 없는 의자여서 옆모습이 어느 의자보다 아름답다. 뉴욕현대미술관의 영구 컬렉션에도 포함되어 있다.

장경진. 오자크래프트(OJACRAFT)의 화병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2021년에 했던 전시 「VASE FOR DEAD FLOWERS」에서 구입한 화병인데 독특한 디자인이 좋았다.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따로 있다는 말이 실감 났던 화병이다.

지안카를로 피레티의 플러프 접이식 스툴.
사진: 정희정

오자크래프트의 화병.
사진: 장경진

Q. 조화로운 맛과 재미있는 맛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정희정. 조화로운 맛을 선택하겠다. 각기 다른 재료의 조합이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행복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장경진. 재미있는 맛. 세상은 조화를 찾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조화는 재미가 없다. 삶에 재미를 주는 맛이 있다면 조화로운 하루에 변칙적인 행복을 주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Q. 시도해보고 싶은 페어링이 있는가?
정희정. 음식이나 디저트가 아닌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즐길 수 있는 페어링을 해보고 싶다. 티와 커피, 내추럴 와인과 전통주 등 각종 음료와 주류를 음식이 아닌 기분에 따라 섬세하게 페어링해 보고 싶다.

장경진. 코스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칵테일, 위스키, 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주류를 곁들이는 페어링을 시도해 보고 싶다. 보통은 안정적인 와인 페어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재미있는 맛과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즐겁다. 다양한 미식이 존재하지만, 경계 없는 음료를 시도하는 곳이 많지 않기에 재미있는 도전이 될 것 같다.



유현선은 워크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카우프만과 파일드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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