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구운 식빵에 발라먹는 버터는 그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맛이다. 하지만 나이프로 버터 조각을 잘라내 빵에 얇게 바르는 일은 종종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버터 스틱은 단연코 이런 작은 장애물마저 제거하고 버터의 풍미를 더 쉽게 자주 즐기기 위한 발명품임이 틀림없다. 아래쪽 손잡이를 돌리면 고체 풀이 올라오는 딱풀의 구조를 버터에 적용한 버터 스틱은 가와카미 켄지(川上 賢司)의 작품이다.

가와카미는 월간지 『우편 주문 생활(Mail Order Life)』의 편집자였다. 『우편 주문 생활』의 구독자는 대부분 물건을 사러 쇼핑센터에 가기 힘든 근교에 사는 거주민이었는데, 가와카미는 책의 여분 페이지에 자신의 발명품을 소개했다. 당시 소개된 물건에는 안약을 쉽게 넣을 수 있도록 깔때기가 달린 안경과 태양열로 발전하는 손전등이 있다. 하지만 안경은 착용했을 때 지나치게 우스꽝스러웠고,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햇빛이 있다면 손전등은 필요가 없었다. 그의 작업은 이렇게 하나같이 어딘가 이상했다.

가와카미는 자신의 발명품을 진도구(珍道具)라고 불렀다. 일본어로 ‘진(珍)’은 이상하다는 뜻으로, 결국 이상한 도구를 의미한다. 재미도 기능이 될 수 있다면 그의 작업은 미소 짓게 하는 농담으로서 작동한다. 하지만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