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꼭 닮은 쌍둥이와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함께 나눠서 하는 상상은 마감 하루 전날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더블 모카 포트도 ‘하나보단 둘이면 더 생산적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물건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모카 포트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커피가 추출되어 담기는 주전자 대신 수도꼭지처럼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추출구 두 개가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컵을 올려둘 수 있는 받침대가 있다. 현재 구입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제미니 익스프레스(Gemini Express)가 있다. 1960년대 디자인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이탈리아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제미니는 라틴어로 쌍둥이 자리라는 뜻인데,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한꺼번에 내릴 수 있어서 붙인 이름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빈티지 제품에서는 동시에 더 많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머신도 있다. 1970년대 출시된 노바 익스프레스(Nova Express) 제품은 네 개의 추출구와 받침대가 달려 있다. 여러 잔을 내릴 수 있는 모카 포트의 독특한 생김새에 선뜻 구매하더라도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잔씩 만들 수 있는 모카 포트에 비해 연하거나 탁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어쩌면 커피에 있어서는 여러 개보다 한 잔씩 만드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맛을 얻는 제일 효율적인 방법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