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말미에 간혹 “저작권자를 찾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찾지 못했다는 문구가 적힌 경우를 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상당히 기울였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노력했으니 봐달라는 뜻이다. 고아 저작물이란 저작권 소유자가 불확실한 저작물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작자가 알려진 경우라 해도 모종의 이유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저작권을 소유한 회사가 폐업한 경우에도 고아 저작물이 된다. 작업을 낳은 부모를 알 수 없어 고아가 된 저작물의 양은 상당하다. 2015년, 베를린에 위치한 컴퓨터게임뮤지엄(Computerspielemuseum)은 자신들의 컬렉션 중 절반 가까이가 부분적으로는 고아 저작물이라 발표한 바 있으며, 대영도서관이 소장한 데이터베이스 중 약 30%가 고아 저작물이라는 통계도 있다. 이쯤 되면 아카이브를 고아원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